"LA간 이훈 한국식 영어 룸서비스 실패 식사 포기 " 스포츠 투데이 4월 5일자 기사 헤드라인이다. 내용인 즉 이러하다. '영어에 나름대로 자신감을 갖고 있던 이훈이 촬영차 미국 LA를 방문했는데, 호텔방에서 룸서비스로 스테이크를 영어로 주문했더니 주방 코쟁이가 못 알아듣더라. 프론트 데스크에 전화를 걸어 물을 달라고 했더니 또 못 알아들어서 결국 쫄쫄 굶었다고 한다' 기사는 이렇게 끝난다: "이훈은 나중에야 자신의 발음이 '너무 또박또박해' 현지 영어에 능통한 룸서비스 직원과 의사소통이 안 됐다는 사실을 알고 혀를 찼다."

이 기사는 아주 오래 전 필자가 난생처음 비행기 타고 미국에 가서 겪었던 일들을 떠올려 주었다. 필자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가슴아픈 추억으로 embeded 되어 있는 기억을 말이다...

스 스로 영어를 잘 한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뭘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확실한 판단 기준은 아마도 외국인(여기서 외국인이란 '토착민'을 말한다)일 것이다. 외국인이 내가 하는 영어를 (신기하게도) 다 알아듣고, "오, 당신 영어 정말정말 잘해요!" 하며 "원더풀!" 이라도 연발하면 나는 영어를 잘 하는 것이다.

이훈의 경우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필자는 그랬다. 그렇게 철없던 어린 시절. 이훈 못지않게 나름대로 영어에 대한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난생 처음 미국땅을 밟은 필자는 다음의 두가지 이유로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1. 녀석들이 내 말을 못알아 듣는다!

    대학 다닐 때 미국인 교수가 날더러 영어 잘 한다고 극찬했다! 졸업 후 취직한 외국인 회사의 미국인 뽀스도 날 칭찬했다. 나는 영어로 업무를 보고, 영어로 회의를 했고, 모든 대화도 영어로 했다. 그러면서 전혀 소통에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단 말이다. 뽀스는 내가 자기의 오른팔이라며 나의 영어실력을 극구 칭찬하고 모든 통역을 내게 의지했다. 그런데 미국 본토 토착민들은 내 영어를 못 알아듣는다!

    2. 녀석들 말을 못알아 듣겠다!

    한 국서는 뽀스를 비롯한 외국놈들의 영어를 참 잘도 알아들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미국 가니 도대체 놈들이 무슨 소릴 하는지 알아듣지 못하겠는게 아닌가! 구렁이 담넘어가듯 혀 굴러가는 발음에 그나마 말을 하도 빨리 해서 하나도 못 알아 듣겠다! 처음엔 이 사람들이 사투리를 쓰는 촌로여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말을 못 알아 듣는 것은 시애틀 공항의 포터만이 아니었다... 레스토랑의 종업원, 벨보이, 룸메이드, 호텔 셔틀 버스 기사... 음. 아마도 나랑 프로토콜이 달라서 이해 못하는가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프로토콜이 같다고 생각했던 녀석들 -교육을 함께 받는 토착민을 비롯 경력 빵빵한 강사들 역시도 나의 유창한 영어를 알아 듣지 못하는 것이었다!

한국에 돌아온 필자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1. 한국 사는 외국인은 한국인의 한국식 영어발음 즉 콩글리쉬에 끝내주게 익숙하다. 내가 떠드는 형편없는 영어발음(콩글리쉬)를 잘 알아 듣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놈 들은 내게 영어를 잘 한다는 착각을 심어준 나쁜 놈들이다. 그놈들 덕분에 나는 나의 영어 발음을 향상시킬 기회를 스스로 저버리고 나의 콩글리쉬를 정통 잉글리쉬로 착각, 천방지축 떠들었다! 나의 이 콩글리쉬가 미국 토착민들에게 절대 컴파일 할 수 없는 '기계어'로 들린 건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2. 한국사는 외국인, 특히 영어 가르치는 놈들의 영어를 들어보라!(EBS에 출연하는 외국인 강사도 마찬가지다) 하나같이 말을 천천히, 또박또박 알아듣기 쉽게 발음한다. 그것도 알아듣기 쉬운 표현만... 하지만 자기네끼리 얘기할 땐 전혀 그렇지 않다. 내가 한국에 있는 외국놈들 말을 잘 알아들은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미국에 가 보니... 아무도 나를 위해 천천히 또박또박 알아듣기 쉬운 영어로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자기네들 평소 말하는 대로 빠르게 그리고 신나게 떠들어댔다. 이런 토착민의 언어를 내가 알아듣지 못한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그래서 필자는 다음과 같은 영어의 道를 깨닫게 된다:

1. 한국 사는 외국놈들이 "당신 영어 참 잘 하오!" 하는 말은 99% 개뻥이다!

2. 그놈들이 하는 영어는 한국인을 위한 영어지 토착민의 일상적인 영어가 아니다.


명 심하라! 녀석들은 이미 한국식 영어 발음을 익스플로잇한 놈들이다. 그래서 한국인이 하는 콩글리쉬를 영어라 칭찬하고, 우리 앞에선 영어를 있는 그대로 말하지 않고 우리가 알아듣기 쉽게 편집해서 말하는 과잉친절을 베푸는 놈들이다. 이런 놈들을 스탠다드로 여기면 나의 영어 말하기와 듣기 실력은 개선될 수 없다.

이밖에도 필자가 스스로 영어를 잘 한다고 착각한 이유는 몇 가지 더 있었다:

1. 필자는 '또박또박'한 발음이 정확한 발음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필자의 '정확한' 발음이 맞는 발음이라고 생각했다. 혀를 굴리는 발음은 무식한 촌놈들이나 하는 것이고, 영어 발음은 아주 정확히 또박또박 하는 것이 지적으로 보이고 맞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역시 아주 위험한 생각이다. 우리 말을 예를 들어 본다. -----> 이 말은 어떻게 발음하는가? "우리-마를-예를_드러본다" 이렇게 발음해야지, 글자 그대로 "말-을", "들-어" 이렇게 발음하면 아주 숨이 차고 어색한 발음이 된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우리말에 연음법칙, 두음법칙, 구개음화 같은 것들이 있듯이 영어에도 이런 법칙들이 존재한다. 그것을 모르고 영어 단어 개개를 사전에 나오는 식으로 발음한다면 당연히 어색하고 이해하기 힘든 틀린 발음이 될 밖에, 그래서 상대가 알아듣지 못할 수 밖에 없다.


2. 필자 역시 한때는, 발음은 토착민이 하는 말소리 대충 듣고 따라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필자는 혀와 이, 입의 삼중주가 빚어내는 퍼펙드 사운드의 배열 법칙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 "지구상에 듣고 따라하지 못할 발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필자는 라이브러리에 존재하지 않는 발음은 없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했다. 즉, 세상을 너무 만만히 보았다고나 할까...

이 부분은 너무도 중요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설명하기로 한다:

외국인을 만나 인사를 나눌 때 제일 먼저 말하는 것이 아마도 통성명일게다. "제 이름은 최은교입니다"

"오! 차아우우고!"

이 무슨 닭 우는 소린고?

"노! 최-은-교!"

하고 천천히 말해줘도

"Oh! 초오 -우우-고!" ...

그것도 글자마다 강한 액센트를 주며 발음하는 내 이름!

"오우 노우! 최! 은! 교!!!"

"오케... 초이-유우-기............."

결국 우리는 "그래, 맞소!" 이렇게 말해주는 것으로 통성명을 마친다.

그 리고 속으로는 생각한다: "네놈이 내 이름 정확히 발음한다고 돈이 생기냐, 떡이 생기냐! 우리 그냥 이렇게 살다 죽자!" 상대가 외국인 뽀스라면 그 사람의 재임기간 동안은 조상 대대로 물려오는 성과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과는 영 딴판인 이름으로 통용되는 불효를 저지르게 된다....

한국사람이라고 다른가? 천만에! "My name is Daniel Frohriep."

"오, 유어네임 다니엘 프롤립?"

"No! Froh-riep!"

"쁘-롤-립?"

"No!"

"쁘롤리뿌?"

"Hell No!"

"프-로-흐-리-엡?"

"Oh Pleeeeeeezzzz!"

상대방도 (내가 그랬듯이...) 자신의 이름이 정확히 발음되는 것을 듣기를 포기하고 그냥 고개를 끄덕여 준다.

이름을 어떻게 발음하느냐는 질문을 하도 많이 받아서 자신의 홈페이지에 발음을 mp3 파일로 올려놓은 C++의 작가 Bjarne Stroustrup의 인간적인 고뇌가 가슴에 와 닿질 않는가?

이 름은 역시 발음하기 좋게 짓는게 가장 좋을 것 같다. 하기야... 그래서 요새는 처음 만나면 "My name is mud but call me Allowishus Devadander Abercrombie!(내 이름은 발음하기 어려우니 Allowishus Devadander Abercrombie 라고 불러주세요)" 라고 미리 연막 치는 교활한 놈들도 있다... (that's long for mud..)

그러면 생각해 보자. 외국인은 내 이름 정확히 발음 못하고, 나는 외국인 이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한댄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녀석은 왜 내가 말해주는 내 이름 석자를 제대로 듣고 따라 하질 못하는 걸까? 녀석은 왜 내가 맞게 발음하는 녀석 이름을 틀리다고 우기는 걸까? 내 귀에는 맞게 들리는데 말이다. 이유가 뭘까?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어에 존재하는 발음이 영어에는 없고, 영어에는 존재하는 발음이 한국어에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온 f나 v가 그 대표적인 예다. 반면 영어에는 '외', '최' 등의 발음이 없다.

f 나 v, th, d 등등을 정확히 발음하려면 혀의 위치와 입모양에 기반한 고난이도의 기술과 노력이 필요하다. 듣고 흉내내는 것만으로는 죽었다 깨도 어렵다. 흉내내서 발음하면 내 귀에는 맞게 발음하는 것으로 들려도 토착민 귀에는 틀린 발음으로 들린다. 그래서 토착민은 내 말을 못알아 듣는다.(물론 오랫동안 같이 생활하는 토착민이라면 나의 틀린 발음에 익숙해져 나중에 가서는 나의 말을 이해하게 되는 변종 토착민으로 전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사람들은 외국어의 발음하기 힘든 부분을 그 언어식으로 배우려 들지 않고, 내 라이브러리에서 가장 유사한 발음을 가져다 쓰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f를 '프'로 발음하고, r을 '알'로 발음한다.

이 런 놈들은 항상 "그래도 먹고 사는데 지장 없더라", "상대방이 알아듣더라",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데 걔네들 위해서 완벽히 잘 할 필요 없다!" , "영어는 '또박또박' '정확히' 발음해야지 혀 굴려서 하면 웬지 내자신이 비굴해 보이고 주체성 없는 사대주의자로 보여서 싫더라" 이렇게 말한다, 그러면서 왜 영어 발음을 정확히 해야 하는지, 왜 그런 피곤한 삶을 살아야 하느냐고 묻는다.

영어 발음은 왜 정확히 해야 하는가?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틀린 발음은 듣는 상대를 피곤하게 하기 때문이다.

    수년전 미국의 한 라디오 방송에서 각 나라의 영어발음을 흉내내는 프로가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이탈리아 사람은 영어를 어떻게 하고, 일본 사람은 어떻게, 아랍 사람들은 등등. 미국인들은 깔깔 웃어넘겼을지 모르지만 외국인인 내가 듣게에는 영 불편하고 자존심 상하는 프로그램 그 자체였다.

    스 스로의 영어 발음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들릴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그렇다면 이다도시의 한국어를 들어 볼지어다. 어떻게 들리던가? 이다도시 본인 나름대로는 유창하게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인이 들으면 영 억양이 안맞는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한국 발음이다. 이 발음을 한 30분 정도만 들어 보라. 중구난방의 억양이 어디로 튈지 몰라 주의를 잔뜩 기울이고 들어야 하기 때문에 아주 피곤해 질 것이다. 즉, 나의 틀린 발음은 상대방에게 피해를 준다. 상대는 내 말을 알아듣기 위해서 온 신경을 기울이는 수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2. 분장, 조명, 의상, 각본의 연출 효과를 100% 살릴 수 없다.

    친 구 녀석들 중에는 이다도시의 발음이 귀엽다고 하는 녀석들도 있다. 귀엽다고? 그래, 그렇다고 치자. 그렇다면 내가 턱스가 울고 갈 정도로 우아하게 양복 쫙 빼 입고 근엄한 얼굴로 외국 놈들과 회의를 한다고 치자. 내 표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엄숙하고, 내가 하는 말의 내용은 극히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감동의 서사시라고 가정하자. 그런데 이 감동의 서사시를 마치 이다도시가 한국어를 말하는 것같이 영어로 읊는다면 듣는 사람의 심정이 어떨까? 존경이 갈까? 신뢰가 갈까?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 겉모습과 말소리에 웃음만 실실 나오지 않을까? 모름지기 훌륭한 배우는 모든 효과를 100% 살린다. 진정한 배우라면 분장 그럴사하고 조명 의상 대본의 효과를 100% 살리기 위해 완벽한 발음을 죽어라 연습해야 하지 않겠는가?

    3. 발음이 계속 틀리면 왕따 된다.

    나의 형편없는 발음을 인내심 갖고 들어주고,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쪼개 가면서까지 내가 뱉은 말 전부를 이해하려 애써줄 사람은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내 가 말하는 것이 알아듣기 어려우면, 그리고 이런 일이 계속되면 상대방은 내가 말만 꺼내면 자동으로 저절로 이마가 찌푸려 진다. 또한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귀찮아서, 혹은 예의상 알아듣는 척 하게 된다. 아니면 너무 내 말을 못 알아들으면 나한테 미안하니까 내가 덜 미안한 마음을 갖게 하기 위해 ... 이것은 무얼 말하는가? 상대방이 내가 하는 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4. 발음을 정확히 해야 혀굴리는 소리를 분간할 수 있다

    혀 굴리는 발음을 정확히 구사할 무렵이면 분간이 안가던 혀굴리는 발음의 영어가 귀에 들리기 시작한다. 단어를 보면 무슨 뜻인지 아는데 막상 그 단어를 말로 하면 못알아 듣는 이유는? 발음만 정확히 하면 알아듣겠는데 혀굴리면서 넘어가서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 이유는 발음을 구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t 발음을 혓바닥을 윗니 뒷부분에 붙이고 하던 입천정 볼록한 부분에 붙이고 하던 그게 그소리 같기 때문이다. 발음을 정확히 하면 그 차이가 귀에 들려오고, 따라서 혀굴리는 구렁이 소리도 정확히 알아들을 수 있다.

이상, 영어 발음에 관한 잡소리를 마치고 다음 장 부터 본격적인 진도를 나가기로 한다. 이 튜토리얼을 공부하는데 필요한 2번째 툴도 다음장에 소개된다.


蛇 足: 이 튜토리얼은 필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글이다. 따라서 편견은 불가피하다. 고로 이 튜토리얼은 기종과 사양이 다양한 백만GEEK의 베스트 솔루션이 될 수가 없다. 그러니 버전 충돌난다고 태클 걸지 마시라! 하나 더! 꿈만은 야무지게 가지라고 옛 성인은 말했다. 서문에도 연막을 깔았듯이 이 튜토리얼은 완벽한 영어를 지향하는 튜토리얼이지, 대충대충 배우려는 님들을 위한 튜토리얼이 아니다. 그러니 대충대충 살고 있는 님들이여! '영어는 대충 상대방이 알아듣기만 하면 됩니다', '발음은 외국애들 하는거 듣고 적당히 따라 하면 됩니다' '발음이나 문법같은건 전혀 신경 쓰지 말로 계속 말해야 영어가 늡니다" 이런 소리좀 제발 하지 말란 말이다, 시댕아! (스마트한 GEEK이라면 이미 알아차렸으리라. 필자에게 paranoia 라는, 치명적인 패치 불가능한 취약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 글은 Dead_Owl's_Society님이 보내주신 것으로 해커스랩이 지향하는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출처: http://hackerslab.org

이 장은 영어 공부하는데 필요한 툴 2가지 중 1가지를 다룬다. 툴 없이 공부하는 것은 컴퓨터 없이 해킹하는 것과 같다.

이 튜토리얼을 공부하는데 필요한 툴은 딱 2가지다.. 그 중 하나를 먼저 소개한다:
    Collins Cobuild 영영사전
콜린스는 책과 시디 버전 2가지가 있다. 시디 버전은 단어 발음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시디버전을 구입할 것을 권한다. 가격은 책이 국내 온라인 서점에서 약 3만원 미만, 시디버전이 3만 5천원 가량 한다.

영어를 배우는 사람 치고 영어사전 한권 쯤 없는 사람은 아마도 없으리라. 그런데 왜 영영사전, 그것도 하필 Collins Cobuild 사전인가?

길 게 토를 달지 않겠다. 코빌드야말로 이제껏 필자가 봤던 사전 중 단연 최고다. 이 사전 한권이면 단어는 물론 숙어, 번역, 영작이 모두 해결된다. 내 말이 믿기지 않으면 믿지 마시라! 책 선전해 주면 돈 주겠다고 해서 그러는 모양이지? 집엣서 책방 하는 놈인가 보다! 뭐라고 쑥덕거려도 필자의 외침을 막을 수는 없다: "이 사전은 존나 훌륭하다!"

어디가 그렇게 훌륭한지 몇가지만 설명해 보기로 한다. 먼저 코빌드는

1. 단어를 예를 들어 풀이하는 독특한 방법을 채택한다.
    뭔소리냐고? 예를 들어 보겠다.

    누군가가 어떤 단어의 뜻을 물어본다(미워한다는게 무슨 뜻이지?). 우리는 보통

      1) 그 단어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단어를 죄다 동원해 설명한다.
      (미워한다는건 말이지, 증오나 혐오, 저주, 질색, 싫어하는 그런 감정을 말한단다.)

      2)예를 들어 설명한다.
      (만일 네가 어떤 친구를 네가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너무너무너무너무 많이많이많이많이 싫어한다면 너는 그 친구를 미워하는 거야)

    둘 중 한가지 방식으로 설명한다.

    만일 상대방이 외국인이거나 나이가 아주 어려 '증오'나 '혐오', '저주', '질색', '감정' 같은 단어를 모른다면 어떨까? 1)의 방법은 실효를 거두지 못할 것이다.

    설사 이해한다 해도 여기엔 취약점이 존재한다. 유의어라도 의미가 조금씩 다르고 뉘앙스도 달라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뜻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것은 치명적인 취약점이다. 왜 치명적인지 예를 들어 보겠다.

    영어로 modest라는 단어가 있다.

    영한사전을 검색해 보자:

      "(주로 여성이) 정숙한, 고상함, 기품 있는"

    으로 define 되어 있다.

    고상하다를 국어사전에서 검색해 보자:

      "(인품이나 학문·취미 따위가) 정도가 높으며 품위가 있다."


    그렇다면 퀴리부인이나 힐러리를 modest한 여성이라고 말한다면 옳은 표현일까? 물론 옳지 않다.

    modest 는 '겸손한', '그리 많지 않은' 등의 뜻도 있지만 여성을 지칭할 때는 '옷차림이나 몸가짐에 신경쓰는 조신한' 여성이란 의미가 된다. 너무 꽉 끼거나 짧은 치마를 입지 않고, 길고 몸을 덮는 옷을 즐겨 입고, 남자를 유혹하는 것 같은 행동은 절대 보이지 않는 이런 품성은 교육 수준이 낮은 여성에게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인품이나 학문·취미 따위의)경지가 높고 품위가 있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여기서 우리는 유사단어가 만능 키워드가 아님을 알게 된다.

    올바른 번역은 단어의 의미를 확실히 알고 난 이후에야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다. 'modest라는 단어가 dress code하고 연관있는 의미였구나...'를 알아야 비로소 문맥이나 문장 전후관계에 따라 '촌스러운', '얌전한', '결벽증 있는', '시대에 뒤떨어진', '무공해', '순진무구한'... 등등의 번역을 하는 것이다.

    다른 예: 영단어 blunt는 영한사전을 찾아보면 '무뚝뚝한', '퉁명한' 등으로 풀이되어 있다.

    그 렇다면 평소 끝내주게 말이 없고, 물어봐도 들은 척도 않는, 도대체 속에 뭐가 들었을까? 궁금한 마음이 드는 자물쇠같은 사람을 blunt 하다고 하면 맞는 표현일까? 그렇지 않다. blunt는 상대방이 마음 상할까 조심하지 않고 마음 속에 있는 그대로 생각하는 그대로 직접적으로 말하는 품성을 의미한다. '무뚝뚝한' 이나 '퉁명한'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라! 더 기가 막힐 것이다.

    brisk: 한영사전에 '팔팔한', '기운찬' 으로 나오지만 영영사전에는 "일을 빨리 마치고 싶어함을 보여주는 바쁘고 자신있는 방식으로 처신하는 것"으로 풀이되어 있다. 3개의 예만 들었지만 이런 류의 오류는 부지기수다. 그 이유는 뭘까?

    모든 외국어가 다 그렇겠지만, 영어에는 딱히 우리 말로 뭐라 표현할 길 없는 단어가 존재한다. 그런데 기존의 한영사전은 그 단어를 풀어서 설명하지 않고, 어떤 단어든 뜻만 조금 비슷하면 죄다 가져다 '이 중 하나를 입맛에 맞춰 선택하시오!' 이런 식으로 되어 있다는게 문제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동의어라 해도 단어마다 뉘앙스가 다르고, 사용법도 다를 수 있는데 말이다.

    이것이 영한사전을 사용하지 말아야 할 이유다. 영한사전은 딱 한가지 용도!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할 때, 무슨 의미인지는 아는데 적당한 우리말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 영감을 얻을 필요가 있을 때만 사용하도록 한다. 그 외의 용도로는 절대 사용하지 말것을 권한다!

2. 영영사전이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코빌드는 쉽고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영어로 설명되어 있다. 중학생 정도 실력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방금 예를 든 modest를 웹스터 사전에서 찾아보자:

      observing the proprieties of dress and behavior
      (복장과 처신의 예의에 유의하는)


    캠브리지 사전 풀이는 아래와 같다:

      describes something such as a woman's clothes or behaviour, which is intended to avoid attracting sexual interest:
      (성적인 관심을 유발하는 것을 피하는 의도의 여자의 옷이나 처신 같은 것을 의미한다


    옥스포드 사전은:

      shy about showing much of the body; not intended to attract attention, especially in a sexual way:
      (몸의 많은 부분을 보여 주는 것을 부쓰러워 하는; 타인, 특히 이성의 관심을 끌려 하지 않는


    여기서 한가지 묻겠다. 영어든, 한국어든 이 단어 풀이가 머리에 쏙쏙 들어 오는가?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 지는가?

    필자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이런 식의 영어 풀이를 읽으면 정확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고, 어려운 문장을 이해하느라 원래 찾으려던 단어를 잊어먹고 헤매는 경우가 허다하다.

    보 통 사전은 모두 이런 포맷으로 단어를 풀이한다. 이런 방식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입장에서는 단어 의미를 같은 포맷으로 정의한다는 점에서 정확을 기할 수는 있으리라. 하지만 전혀 모르는 언어를 배우는 외국인의 입장에는 그저 어려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코빌드는 어떨까?

      You can describe a woman as modest when she avoids doing or wearing anything that might cause men to have sexual feelings towards her. You can also describe her clothes or behaviour as modest.
      (한 여성이 남자에게 성적 관심을 일으킬만한 옷을 입거나 행동하는 것을 일체 피할 때 그 여성을 modest 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아, 얼마나 명쾌하고 쉬운 표현인가! 코빌드 사전을 펴고 아무 단어나 찾아보시라. 모든 단어가 이런 포맷으로 define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류의 설명은 상황이 머릿속에 선명히 그려지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아주 쉽다. 이런 식의 서술은 나중에 다루게 될 영작에도 큰 도움이 된다.

3. 코빌드는 단어의 미묘한 뉘앙스를 잘 설명한다.
    영어에도 우리말과 마찬가지로 뉘앙스가 있다. 뉘앙스란 단어 자체의 의미가 아니라 그 단어가 좋은 뜻으로 사용되는지, 나쁜 뜻으로 사용되는지, 등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뉘앙스에 주의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내 말이나 글을 곡해해 엄청 낭패를 볼 수가 있다. 뉘앙스에는 공식이 없다. 그저 외우는 수 밖에 없다. 한영사전에는 뉘앙스에 관한 설명이 없다. 그래서 어느 상황에 이 단어를 사용하면 안되는지, 이 단어가 비판하는 어조로, 혹은 비꼬는 의미로 사용되는지., 찬양하는 의미로 사용되는지 등등을 모른다. 코빌드 사전에는 그 뉘앙스가 잘 설명되어 있어 말실수 할 확률이 줄어든다.

    prance를 한영사전을 찾아보자:

      3 〈사람이〉 의기 양양하게 나아가다[활보하다]; 껑충거리며 걷다, 뛰어다니다《about》.
      -- n. (말의) 껑충거림, 날뜀; (사람의) 뽐내며 걷기, 활보.

    코빌드를 보자:

      If someone prances around, they walk or move around with exaggerated movements, ususally because they want people to look at them and admire them. Used showing disapprova

      (어떤 사람이 (대부분) 남들이 자기를 보고 칭찬해 주기를 바라는 이유로 과장된 움직임으로 걸어다니거나 왔다갔다 하는 것을 prance around 라고 한다.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smug 란 단어는 영한 사전에는 "자부심이 강한" , "잘난 체하는", "독선적인" 의 풀이도 있지만 "깔끔한", "산뜻한", "말쑥한" 의 풀이도 있다. "자부심이 강한" 이라는 풀이가 나와 있다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상대방에게 당신 참 smug 하오! 하고 말했다간 낭패를 볼 것이다. smug는 잘난체하는 사람을 표현하는 부정적인 의미의 단어기 때문이다.

    코빌드를 보자.

      If you say that someone is smug, you are criticizing the fact they seem very pleased with how good, clever, or fortunate they are.
      (만일 내가 어떤 사람을 두고 smug 하다고 말한다면, 나는 그 사람이 자기가 아주 잘났고, 똑똑하거나, 운이 좋다는 것에 아주 만족해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비판하는 것이다

      fuck은 '무례하고 공격적인 표현으로 사용을 피해야 한다', tramp는 'an offensive word' ... 이런 식으로 코빌드는 이 단어가 사용해도 좋은 단어인지 아닌지를 확실히 알게 해 준다.

4. 영한사전에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죽은 영어와,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 쉽게 대치된 단어들로 된 번역이 많다. 코빌드 사전은 실제로 살아있고 실제 사용되는 현장 영어를 가장 보편타당한 방식으로 설명한 현지인의 영어다. 영한사전에 나오지 않지만 현지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와 숙어들이 수록되어 있다.

5. 단어 설명이 일반적인 문법책, 숙어집 뺨친다.
    코빌드는 동사를 설명할 때 주어가 사람이냐, 사물이냐를 먼저 나누어 예를 들어 설명한다.
      "만일 누군가가 어떻다면..."
      "만일 어떤 것이 어떻다면..."

    코빌드는 단어 설명이 아주 훌륭하다. 마르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를 예를 들어보자:
      -slim한 사람은 매력적으로 가늘고 멋진 몸매를 가지고 있다.
      -thin한 사람은 몸에 군살이 없다.
      -skinny한 사람은 극단적으로 말라서 매력이 없어 보인다.
      -slender:한 사람은 매력적으로 마르고 우아하다.
      -willowy한 사람은 키크고, 마르고, 우아하다.
      -underweight한 사람은 너무 말라서 건강하지 못하다.
      -gaunt한 사람은 보통 심하게 아파서 아주 말라 보인다.
      -bony한 사람은 매력없이 말라 보인다.

    알 려주지 않으면 절대 모를 팁들. 예를 들어 to be frank with you 다음에는 반드시 좋지 않은 표현(듣는 사람 입장에서)이 온다.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듣는 사람이 동의하지 않을 것 같을 때 이 표현을 사용한다. to be honest는 상대방이 내 말을 듣고 실망할 것 같은 내용을 말할 때 사용한다... 코빌드에는 이런 것들이 나와 있다.

    코빌드는 한국어에는 없어 너무도 헷갈리는 a 와 the 의 사용법 또한 명확하게 설명한다.

6. 영작 할 때 그만이다.
    영작 부분은 나중에 상세히 설명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공식을 예를 들어 보기로 한다.

    영작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무엇일까? 과연 이 단어가 적합한 단어일까? 그리고 문법은 맞는 것일까? 이 2가지일 것이다.

    단어의 뉘앙스는 코빌드를 찾아보면 되기 때문에 단어의 적합성 여부는 쉽게 알 수 있다. 문제는 문법이다. (문법 역시 다음장에서 상세히 다루도록 한다)

    번 역은 그래도 쉬운 일이다. 영작만큼 어려운 건 없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사람이 뉘앙스까지 고려된 아름답고도 완벽한 문장을 영어로 생성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말이다. 설명하지 않아도 들으면 느껴지는 그런 뉘앙스... 이런 것들을 100% 터득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가지 길은 있다. 모방하는 것, 남들이 뱉아놓은 포맷을 훔쳐다 쓰는 것. 훌륭한 곳에서 훔쳐올수록 내가 작성한 영작문이 모범답안이 될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모범에 기반한 기본적인 영작문 요령은 아래와 같다:

      1) 한국말로 문장을 대충 디자인한다.
      2) 아는 영어 단어를 동원해 대충 영문으로 코딩해 본다(여기서 적당한 영어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으면 한영사전이나 thesaurus에서 동의어, 유사어 영어를 검색해 본다)
      3) 코빌드 사전으로 영어단어를 검색해 보고 알맞은 단어인지를 확인한다.
      4) 단어 설명과 예제를 자세히 들여다 본다. 대부분은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 혹은 포맷이 그대로 적혀 있어 단어를 적당히 바꾸면 모범 답안이 나올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필요한 문장을 웹이나 다른 곳에서 찾아 본다.

    자세한 예는 영작문 장에서 다루기로 한다.

7. 영어로 영어를 익히기 때문에 영어실력이 그만큼 늘어난다.



이상으로 툴 1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역설했다. 이렇게 힘들여 설명했는데도

"저는 돈이 없어서 책을 못 사요."

하 는 사람 꼭 나온다. 해킹관련 게시판을 보면 돈 없어 책 못사 공부를 못한다는 글 한 두 개 정도는 꼭 있다. 읽는 사람더러 책을 사달라는 소릴까? 아니면, 책 없어 공부 못하는 사정을 이해해 달라는 소릴까? 남들이 이해하든 말든 그게 내 공부에 무슨 도움이 된단 말인가? 가난은 죄가 아니다. 하지만 자랑 또한 아니다. 형설지공이란 말이 왜 생겨났겠는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필요한 책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손에 넣을 것. 그 방법에 대해서는 필자에게 묻지 말지어다.


출처: http://hackerslab.org

"영어 리딩이 안되는 해커라... 참말로 기가 찰 노릇이구만요. 그런 분들, 진짜 해커 맞습니까?"

몇 달 전 와우해커 검거사건시 해커스랩 뉴스에 eng님이 단 댓글을 보고 느낀 바가 컸다. eng님은 영어 못하는 사람들은 당장 프랙 집어치고 영어기초부터 공부하라고 길길이 뛰며 국내 웹사이트에선 단 한 줄도 검색되지 않는 고급 기술 정보들이 외국 사이트에서는 부지기수로 넘쳐난다며, 그 아까운 정보를 남이 번역해 입에다 밥숟가락 떠 넣어주기 전까지 그냥 흘려버린다는 건 생각만 해도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셨다.

eng님의 지적에 마음 깊이 공감했다. 요즘은 개나 소나 영어를 다 잘하는 세상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정말 이상한 것은 이바닥에 몇 년 간 몸담으며 보아온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영어와 기술 양쪽 모두 겸비한 사람이 정말로 드물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뭘까?

이바닥에서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은 크게
    1) 자신이 영어를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
    2) 자신이 영어를 잘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못하는 사람

두 부류로 나뉜다.

1) 에 속하는 사람은 영어 특히 리딩이 죽어도 안된다. 영어는 죽어도 배우기 귀찮다. 리딩이 좀 된다 해도 사전 찾으랴, 문법책 찾으랴 귀찮다. 하지만 최신정보는 침이 꿀꺽 넘어간다. 그래서 번역문서를 '타는 목마름으로' 찾는다. 이런 이들에게 프랙이나 기타 외국 기술 문서를 번역해 올리는 와우해커는 신(아니면 내가 귀찮아서 안하는걸 갸륵하게도 대신 해 주는 머슴)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여기에는 3가지 취약점이 있다.
    첫째, eng님 말씀대로 남이 번역해다 입에 떠 넣어주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유용한 최신정보가 쓸모없는 낡은 정보로 둔갑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둘째, 번역하는 사람이 읽는 이를 위해 문서 전체를, 혹은 정말로 필요하고 중요한 부분만 선별해서 번역했으리라고 생각하는가?

    셋째, 번역이 맞다고 생각하는가?

    *이것은 역으로 이바닥에서 영어를 잘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은 2)에 속하는 사람.
이 바닥에 좀 있다 보면 이름 좀 날립네, 하는 친구들 중 자신의 홈페이지에 영문 버전을 만들어 놓을 정도로 영어실력을 과시하는 친구들도 더러 있음을 보게 된다. 방문자는 '오매! 영문 페이지를 다 만들다니... 실력 정말 대단하도다'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면서도 영문 페이지를 유심히 들여다 보는 사람은 드물다. 그저 영문으로 작성되어 있으니 잘 했겠거니 생각한다. 바로 이게 문제다!

유명하다는 놈들의 영문 페이지를 아주 자세히 읽어보라! 한글은 뻔지르르 한데 영어는 웬걸, 십중팔구, 아니 십중구십은 한국인인 나로서도 얼굴이 확확 달아오를 정도의 콩글리시로 쓰여진 것이 대부분이다.그렇지 않으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이제까지 내가 본 위인들의 영문 홈페이지 중 아름답고 프로페셔널한 영어로 작성된 페이지는 딱한개! 권순선님의 갤러리 뿐이었다!)

어느 정도로 개판이냐고? '도대체 얼마나 무식하면 이런 영어를 갖고 남들한테 보라고 자랑스럽게 올릴 정도로 용감할 수 있는 걸까?' 는 의문이 들 정도. 심지어는 한국어도 아니고 영어도 아닌 국적불명의 언어로 인사말을 손수 녹음하시어 사운드 파일로 올려놓으신 그런 무지막지한 분도 계셨다...

'에이, 나쁜 놈! 차라리 영문 버전을 만들지 않았다면 맘속으로 괜찮은 놈이라고 존경이나 하지...' 욕하면서 같은 한국인이랍시고 제발 외국애들이 그 페이지 안 보길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랬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첫째, 나는 한국사람이다. 따라서 영어를 못하는 것이 당연한데 모국어가 아닌 영어를 완벽하게 하려고 애쓸 필요 있을까? (필자도 이전에는 영어를 지나치게 잘 하는 것을 사대주의로 보았던 시절이 있었다)

둘 째, 해커는 실력 이외의 다른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버그를 발견해 시큐리티 포커스 같은데 올릴 때 영작을 해야 한다. 이 때 아무리 문장구성이 엉성하고 문법이 틀렸다 해도 의미만 통하면 그만이다. 아무도 비웃거나 트집잡지 않는다. 따라서 이바닥에서의 영어는 그저 읽고 쓰기 정도, 쓰기는 간신히 의사전달하는 수준이면 되니 힘들여 공부할 필요 없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나는 GEEK의 속성을 잘 안다. "학이시습지 불열낙호?"라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이 이들이 컴퓨터 도사가 된 이유다. 현재 가진 컴퓨터 실력은 영어만 합쳐지면 쑥쑥 10배로 증가한다. 완벽히 하지 않으려면 애당초 시도를 하지 말지어다. 어떤 익숙치 않은 새로운 분야에 발을 들여 놓을 때는 완전히 모든 것을 배우겠다는 생각이 시작하는 사람의 기본자세가 아닐까? 설사 중간에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완벽을 지향해야 최소한 일부라도 해낼 수 있는 것이다. 불가능은 없다. 게으름에 대한 변명과 포기가 있을 뿐이다.

잡소리가 길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튜토리얼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를 모두 다룬다. 그러나 GEEK들을 위한 영어강좌니만큼 테크니컬한 내용에 많은 장을 할애할 것이다. 영어공부하는데 꼭 필요한 툴과 디바이스를 반드시 갖추고 시작하기기를 권한다.

끝내주게 지겨워 했지만 결국 영어로 평생 밥먹고 살았던 필자는 살아 오면서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아왔다.( 음... 필자는 오늘날까지 필자가 영어를 잘 한다고 생각해 본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방법은 간단하다. 과학적으로 하면 된다. 필자는 가끔씩, 만일 필자가 어렸을 적 이런 과학적 방법을 누가 알려주었더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하긴 요즘에는 좋은 책들이 참 많이도 나왔다. 그런 면에서 필자는 저주받은 세대인 셈이다.

영어도 일종의 알고리즘이다. 알고리즘엔 반드시 공식이 있다. 이 공식은 원래부터 있었던 것이 아닐게다. 혹자는 어느날 정말로 할 일이 없어 계속 기지개에 용틀임만 하던 한 GEEK이 시간을 때우려고 영어라는 시스템을 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 까뒤집어 보다가 우연히 알아낸 것이라고 말하고, 다른 사람은 한 얍쌉한 GEEK이 고대로부터 구전되어오던 공식들을 정리했다고 말한다. 어느 것이 참인지는 알 길이 없으나 필자는 이 기본 공식만 익히면 영어는 절반은 다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감히 주장한다. 본 튜토리얼은 그 공식을 다룬다.

튜토리얼 맨 마지막 부분은 이바닥서 이름이 꽤 알려진 인물들의 영어 홈페이지를 함께 읽고, 어떤 부분이 콩글리쉬인지, 어째서 그런 콩글리쉬를 쓰게 되었는지에 관한 배경, 지식, 성격, 주변 상황, 인간 관계 등등을 미루어 심층분석해 보기로 한다. 평소에 지니던 위상을 깨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GEEK들이여, 컴퓨터툴인 영어를 마스터 해서 더이상 필자같은 사기꾼이 발붙일 곳이 없게 하자!

그리고 호랑이 어깨에 날개를 달자!



출처: http://hackerslab.org